이미지(Im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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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내 몸을 캐스팅했다. 가슴, 팔, 다리, 손과 같은 신체의 일부는 몰드가 되었고 내 몸을 본뜬 오브제를 생성했다. 역동적이고 새로운 정체성을 표현하며 자기 이미지를 구축하는 시초이다. 이것은 피부층의 연장선으로 보이기도 하며 신축성이 없는 딱딱한 성질로 정지된 화면에 적합하다. 투명하고 몸에 걸칠 수 있는 새로운 갑옷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나를 모상하고 재처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딱딱한 껍데기(Prototype)를 만들어낸 것이다. 스스로를 인지하는 행위를 통해 일종의 이미지 영역을 확장시키는 작업의 연속이다.
이 메커니즘을 기록하기 위해 나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했고, 매체의 속성 또한 이미지(Image)를 구축하는 단계가되었다. 과거에는 실재 - 결상 - 음화 - 양화 였다면, 현재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실재 - 결상 - 후처리, 포토샵 - 디스플레이 혹은 인화라는 많은 레이어의 선택을 통해 표상되는게 아닐까.
화면 속 재구성된 나는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기호이자 어떠한 규정도 인격적 정체성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존재의 의미가 불명확하다. 이미지는 자기 전시에 대한 욕망을 표출함과 동시에 타자의 관점을 환대한다. 주체의 모방에 불과한 자기 생략적인 행위라 느낀다. 이러한 이미지의 단계적 확장성을 통해 이미지의 벽이 형성된다고 본다. 우리는 나와 타자간의 경계를 규정짓는 이미지의 벽을 손쉽게 쌓고 있지 않나.
“A wall of images” 는 주체와 이미지 사이의 특이점(A wall)을 제시한다.
실재하는 오브제와 이미지들의 나열을 통해 여러 벽으로 분리 된다. 본뜬 껍데기 , 사진 원본 , 사진을 찍은 장소, 가공된 이미지가 띄워져 있는 디스플레이 , 관람자를 마주하는 주체이다.